[忠 日 時 論] 행복을 집어삼킨 산더미 파도
[忠 日 時 論] 행복을 집어삼킨 산더미 파도
  • 김수환 부장
  • 승인 2008.05.05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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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에서 발생한 이번 바닷물 범람 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났다.
높은 파도가 관광객들을 덮친 이번 사고는 한가로운 풍경도 잠시, 갑자기 높은 파도가 바위에 나가있던 사람들을 집어 삼켰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지난 4일 낮 보령시 죽도에서 일어난 바닷물 범람 사고로 현재 알려진 인명 피해만 사망 9명을 포함해 23명에 이른다. 앞으로 실종자와 부상자의 상태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지 모른다.
이날 기상청은 서해안 일대에 바람이 세게 불고 파도가 높이 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기상특보는 없었다.
더욱이 지진이나 폭풍우 등에 의한 해일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해안 곳곳에서 해일성 파도를 목격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갑자기 일어난 돌발사고라지만 부정확한 기상예보와 허술한 안전시설, 여기에다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소중한 목숨을 바다에 빼앗겼다. 이렇게 바닷물이 갑자기 범람하는 사고는 최근 3년동안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강원도 강릉시 안목항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가 일어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근 속초시 동명동 바닷가에서 관광객 3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2명은 구조되고 한 명은 끝내 숨졌다.
지난해 8월에는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관광객 6명이 파도에 휩쓸렸다 가까스로 구조되는가 하면, 3월에는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 일대에서 해수가 범람해 1명이 사망하고 인근 상가가 침수되기도 했다. 또 2006년 10월에는 강원도 고성군 봉포항 방파제에서 중국인 산업연수생 4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한 명이 끝내 사망했고, 같은 달 8일에는 포항 양포 방파제에서 낚시객 2명이 파도에 휩쓸려 모두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조용하던 바다가 갑자기 성을 내고 짧은 순간에 밀어닥치는 산더미 파도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천재지변이라고 손을 놓고 다음에 또 똑같은 재난을 당해서는 안 된다.
기후 변화가 심하고 이에 따른 천재지변 가능성이 커진 요즘 또 다른 예방과 주의가 필요함을 이번 사고는 말해주고 있다. 또 최소한의 안전사고 대책 정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당국이 평소 마련해둬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도 구명복을 입었던 두 사람은 근처 어부에 의해 구출됐다.
특히 죽도 나루터에서 생선을 손질하던 50대 여인이 포장마차 쇠파이프를 잡고 생명을 구한 것은 방파제 등에 간단한 안전시설이라도 설치했으면 더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본다.
방파제는 배와 기타 바다 시설물을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사실을 등한히 할 수 없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인적이 많은 전국 방파제 중심으로 최소한의 안전시설물 설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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