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새 야구장, 신대동 놓치면 대전시가 손해죠”
“대전 새 야구장, 신대동 놓치면 대전시가 손해죠”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48]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1.17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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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신대동 놓치면 대전시가 손해죠.”

대전의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후보지에 대해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대덕구 신대동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가장 명쾌한 논리로 콕 찍어 설명했다.

현재 대전시는 동구 대전역 경부선 철로 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유성구 도안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및 구암역 일원을 포함해 후보지 조사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통 접근성과 경제 효율성 면에서 신대동을 따라올 곳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박 청장은 “신대동이 당장은 허허벌판 같지만 2021년 한샘대교, 2023년 회덕IC, 2024년 충청권광역철도가 개통되고 연축동 행정타운시대가 열리면 대전·세종·청주권역을 연결하는 심장과 같은 곳이 될 것”이라며, 대전시가 10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에서 미래가치를 보고 판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대덕구는 대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자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라며 “자연과 산업, 개발과 보존, 창업과 보육, 참여와 소통의 조화로 대전은 물론 전국에서 청년 노마드가 몰려오는 꿈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5일 박정현 청장을 만나 최근 대덕구 현안과 앞으로의 구정설계를 들어봤다.

- 베이스볼 드림파크 후보지, 왜 대덕구 신대동이 최적인가.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새 야구장의 입지 조건로 교통편의성을 1순위로 꼽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강 이남에서 회덕분기점 아래 갑천변에 위치한 신대동 일원만큼 사통팔달인 곳이 없다. 다른 곳은 모두 도심통과형이지만 이곳만 유일하게 외곽접근형이다. 현재만 해도 국도 17호선, 천변고속화도로, 대전-세종 BRT가 지나고 있으며, 2021년 대화동과 둔산동을 잇는 한샘대교 개설, 2023년 회덕IC 신설, 2024년 충청권광역철도망 연결이 착착 예정돼 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호남과 영남, 세종과 충북, 천안·아산·공주 등 인근 도시 관중을 끌어모으는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도 봐야 한다. 현재 다른 지역에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당초 대전시가 예상한 1360억 원에서 사업비를 훨씬 늘려잡고 있는데, 신대동은 전체 부지 23만㎡를 매입하는데 460억 원 밖에 들지 않는다. 이 중 야구장 부지는 4만 5000㎡로, 주차장도 3000면 이상 가능하다. 나머지 땅은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우 현재 주차장이 1150면인데, 도심에 있다 보니 800면 늘리는데 5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이만한 땅이 없다.

- 그린벨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린벨트, 즉 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는 시장 권한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일단 이 지역은 보전가치가 높지 않고, 절대농지도 아니다. 공공체육시설로 해제 요건이 충분히 된다.

일부에서 타 후보지와 비교해 단절된 지역으로 보기도 하는데, 연축동이 바로 앞이다. 조만간 이루어질 행정타운 개발과 연계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오히려 기회의 땅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 때는 오히려 약간의 분리성을 가지는 것이 나중에 완성도를 꾀하기 쉽다. 다양한 복합문화시설을 곁들여 중부권은 물론 전국의 문화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잘 지어야 한다.

- 그런 구상이라면 야구장만으론 아깝지 않은가.

물론 바람은 종합체육시설단지로 했으면 좋겠다. 허태정 시장이 최근 2030아시안게임을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유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야구장 후보지 선정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국으로 이어지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에 단순히 야구장과 복합시설만 지을 것이 아니라 종합운동장도 이전하면 4개 시·도를 아울러 전 세계가 보는 개막식과 폐막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왕이면 대전시가 10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으로 객관적 검토와 합리적 선택을 해주길 기대한다. 결과는 무조건 수용할 것이다. 다만 신대동을 놓치면 대전시가 손해다.

- 신년사를 보니 올해는 경제문제에 올인할 생각인가 보다. 어떤 구상인가.

올해 핵심과제로 10가지를 정했는데, 크게는 세 가지 틀이다. 첫째가 ‘그동안 묶인 매듭을 푼다’, 둘째는 ‘지역 선순환 경제를 만들자’, 셋째가 ‘대덕의 아이는 대덕이 키운다’이다. 섹터는 다르지만 그 바탕은 모두 경제다.

대덕구는 저발전이 사실이다. 도시계획을 통해 개발과 재생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동안 그게 잘 안 됐다. 일단은 올해 연축지구 도시개발사업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성장의 기초를 세우고, 동시에 오정동·신탄진 뉴딜사업을 양대 축으로 도시재생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지역 선순환 경제는 건강한 지자체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일자리, 복지, 육아, 교육, 문화, 관광 등 모든 것이 그 안 포함된다. 그것이 형성되지 않으면 떠나는 도시 된다. 이를 위해 올해 10억 원 규모의 대덕사랑상품권 지역화폐를 발행해 돈이 도는 기초를 세울 생각이다. 관광 분야 역시 당일 왔다가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공정생태관광을 통해 지역에서 머물면서 돈을 쓰게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덕구엔 대청호와 계족산, 회덕향교, 동춘당, 쌍청당 등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품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해설사도 양성하고, 머물고 배우면서 우리 지역의 품격을 느끼게 하는 행정을 하려고 한다. 마지막은 푸드플랜이다. 대덕구는 농업 가구가 많아 ‘지역 내 생산, 지역 내 소비’가 가능하다. 친환경 로컬푸드로 선순환 경제를 만들겠다.

- 연축지구 개발을 얘기 했는데, 좀 더 구체적 설명을 부탁한다.

그동안 계획만 세우던 연축동 행정타운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 생각이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는 대전시장 권한으로 가능하지만 국토부와도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까지는 해제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부지가 7만 평 정도 되는데, 주거·상업·산업부지 개발은 물론, 구청도 신축 이전해 신탄진과 남부권역 가운데에서 양쪽을 견인해 균형발전을 이루도록 할 것이다.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허태정 시장의 연축·평촌동 제2 대덕밸리 조성 공약이 함께 이행될 경우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 ‘대덕의 아이는 대덕이 키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해 대전 인구가 1만 2000여 명이 감소했는데, 그중 대덕구에서 4900명이 줄었다.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2학년만 되면 우르르 떠난다. 교육문제가 크다. 임신부터 출산, 돌봄, 교육까지 통합지원을 통해 더 이상 떠나지 않는 대덕구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들 문제가 해결돼야 복지든, 경제든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육아복합마더센터’가 행안부, 대전시교육청과 함께 하는 ‘대덕 행복이음 혁신교육지구’가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양육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5월엔 돌봄지원센터, 7월엔 보육지원센터도 새로 개설해 보다 전문적이고 폭넓은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 청년·일자리 문제는 어떤 방향에서 접근할 생각인가.

지난해 ‘북적북적 오정&한남 청춘스트리트’가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4년간 262억 원이 투입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침체됐던 오정동 일원이 창업의 거리, 각종 커뮤니티와 복합문화의 거리, 어울림의 거리로 변모할 것이다. 청년들이 그 자리에 들어와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미 창업지원센터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탄진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상업과 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대전산업단지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청년 친화형 선도 산업단지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1년까지 95억 원이 투입된다. 대화동 지역에 보육·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고, 안 쓰는 공장은 서울 문래동 창작촌처럼 문화시설로 만들어 청년들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결국 청년들은 일자리, 문화, 주거가 해결되면 전국 어디라도 간다. 대전 대덕구에서 그만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역시 이리로 오지 않겠나. 그것이 대덕구가 살고, 또 젊어지는 길이다. 조만간 구청장 직속으로 100명 규모의 청년위원회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책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 올 한해 기대가 많이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덕구는 전체 면적의 61%가 그린벨트다. 그리고 이중 대부분은 상수원·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그동안 개발이 쉽지 않은 이유였다. 하지만 신대동을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그린벨트라도 보존가치가 있으면 더 세게 묶고, 개발 가능성이 있으면 개발을 하면 된다. 거기에 대덕구의 잠재력이 숨어 있다.

대전 5개 구 중 4개 구는 개발할 만큼 거의 다 했다. 대덕구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그만큼 우리에겐 아직 창고에 꺼내 쓸 자원이 많은 도시, 앞으로 도약할 젊은 도시다. 새롭게 발전하는 도시와 함께할 때 더 큰 성과를 키울 수 있다. 그 기반은 우리가 닦아줄 것이다.

“청년들이여, 꿈을 가지고 대덕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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