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간질간질… ‘한랭두드러기’
겨울만 되면 간질간질… ‘한랭두드러기’
  • 정경은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 승인 2019.01.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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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은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전국을 꽁꽁 얼리는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 여러 질병의 발병위험이 높아지는데, 피부도 예외는 아니다. 피부에도 추위 때문에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 있다. 몸이 추위에 적응하지 못해 피부로 드러나는 ‘한랭 두드러기’가 그 주인공. 생소할 수 있지만 의외로 많은 환자들이 겪고 있는 한랭두드러기에 대해 알아본다.

한랭두드러기, 추위에 의해 생기는 만성두드러기

한랭두드러기는 일교차가 심하거나 온도가 낮을 때, 피부가 차가운 기운에 노출된 후 발생하는 일종의 만성 두드러기다. 추위에 대한 신체 과민반응의 일종으로 찬물이나 찬공기, 얼음 등에 노출된 부위를 중심으로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추위에 노출된 후 다시 체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인구의 3~5% 정도가 가지고 있는 질환으로 소아와 젊은 성인에게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환경에 의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붉게 변하고 부분적인 가려움증으로 시작해 심할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넓어진다. 손톱 크기부터 손바닥 크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게 되는데 주로 몸통 및 허벅지와 얼굴, 목 등의 부위에 두드러기로 나타난다.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심한 경우, 찬물 한잔으로 혀와 기도가 부어올라 호흡곤란 또는 질식의 우려까지 있다.

심심한 경우에는 두통이 생기고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는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전신이 노출된 상태로 냉수욕을 하거나 찬물에서 수영을 할 경우에 어지러움,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전적 요인보다 후천적으로 발생

한랭두드러기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추위에 노출 될 경우 한랭글로불린, 한랭응집소 등 한랭 관련 물질이나 면역글로불린E가 체내에서 불필요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분비돼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두드러기는 6개월을 기준으로 급성 두드러기와 만성 두드러기로 나뉘는데 만성으로 진행될수록 더욱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랭 두드러기는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발한, 습윤, 비위생적인 상태에 따라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이밖에도 호르몬 조절의 이상, 편도선염, 인후염 등 세균 감염의 후유증이나 소염진통제, 항경련제 등 약물 후유증으로도 한랭 두드러기가 시작될 수 있다.

한랭 두드러기의 진단은 Ice Cube Test(피부에 얼음을 대 보는 진단)로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냉장고에서 얼린 얼음덩어리를 팔 안쪽에 올려놓은 뒤 약 2~10여 분 경과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얼음조각 모양으로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 한랭두드러기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보다는 예방, 간단한 습관으로 피부를 보호하자!

한랭두드러기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노출부위를 최소화하는 옷차림으로 체온 유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목도리, 마스크, 장갑, 귀마개 등을 착용해 노출되기 쉬운 부위를 감싸주고,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온과 보습도 중요해 실내온도는 18~20도, 습도는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평소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 등을 많이 먹는다.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은데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샤워는 하루에 한 번씩 5~10분 정도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적당하고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처방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졸음, 위장 자극, 두통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장기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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