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29개 학교, 교내 공개장소에 일본인 교장 사진 게시
충남 29개 학교, 교내 공개장소에 일본인 교장 사진 게시
친일경력자 작사·작곡 교가 사용도 31곳... 김지철 교육감, 철거·수정 지시
  • 최솔 기자
  • 승인 2019.02.20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충남일보 최솔 기자] 광복 이전에 문을 연 충남지역 학교 중 일본인 교장 사진이 걸린 학교가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도 31교나 됐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20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도내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잔재 청산을 위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 전개 계획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도내 초·중·고등학교 713교를 대상으로 일재 잔재 여부를 조사한 결과, 광복 이전 개교한 235교 중 일본인 교장 사진이 게시된 학교는 초등학교 23교, 중학교 1교, 고등학교 5교 등 모두 29교로 나타났다.

대부분 학교 중앙현관 등 공개적인 장소에 일본인 교장 사진이 걸려 있었고, 일본도를 들고 있거나 군복을 입은 교직원 사진이 게시된 학교도 있었다. 해방 이후인 1945년 10월까지 재직한 일본인 교장이 있던 것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 현제명 등 친일경력자가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는 23교로 나타났고, 다른 8교의 교가는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등 또다른 친일경력자 7명이 작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작곡한 김성태의 경우 경성후생실내악단에 참여해 대일본의 노래를 지휘했으며 현제명은 1938년 친일 전향 성명을 발표하고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작곡했다.

이밖에 광주학생운동 당시 일제가 징계 조항으로 사용한 '백지동맹'이나 '동맹휴학' 등의 용어가 학생생활규정에 포함된 학교도 80여 곳에 이르렀다.

김 교육감은 "학교에 걸린 일본인 교장의 사진을 3월 개학 이전에 모두 떼어내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교가의 경우 학교 구성원 등과 논의해 폐기 또는 수정토록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 학생생활규정은 학교 구성원의 논의를 거쳐 즉각 수정하고, 일제강점기 식민지배 이데올로기를 고착시키기 위한 덕목 중심의 교훈을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변경을 권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늘 조사결과를 토대로 오는 26일 독립기념관에서 '학교 친일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 토론회'를 열고 올바른 역사교육 방향에 대해 중지를 모을 방침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