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립유치원, 보육 대란 피했지만… 원아 이탈 속출
대전 사립유치원, 보육 대란 피했지만… 원아 이탈 속출
일부 유치원 시설 정비 등 개학 연기 불가피…“한유총과 무관”
“다시 어린이집으로”… 등 돌리는 맞벌이 학부모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3.0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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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의 개학 연기에 돌봄 대란이 우려된 4일 대전지역 사립유치원들은 모두 정상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대란은 피했지만 워킹맘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일부 맞벌이 학부모들은 언제든 휴업의 불씨가 남아 있어 속만 태울 수는 없다며 유치원 입학을 취소하고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가는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 개학 연기에 따른 학사일정 차질을 우려해 이날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지자체와 2인 1조 합동으로 대전지역 유치원 돌봄 상황과 개원 여부를 점검했다. 점검결과 4일 현재 대전 전체 사립유치원 158개원 중 59개원이 개학, 정상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99개원은 5일과 6일 개학할 예정이다.

문제는 5일과 6일 개학하는 99개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유치원은 노후화된 건물의 리모델링과 국공립 증설로 인해 빠져나간 교사수급 문제, 교사연수 등을 개학연기 이유로 들었다. 한유총 개학 연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대전 대표 맘카페에는 지난 주말 유치원 개학을 앞두고 대전 일부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를 질타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주부는 “내 아이가 입학하는 유치원의 개학일이 6일로 연기됐는데 교육부 발표에는 빠져 혼란스러웠다. 운영위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입학식을 연기한 것은 교육부 명단 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데, 운영위를 그 짧은 시간에 소집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파업 때문에 입학식을 6일로 연기한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던 원장님도 지금은 아니라고 하기 때문에 더는 그들을 신뢰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맞벌이 학부모들은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이상 이 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유치원 포기’를 선언했다.(사진=대전지역 맘카페 글 캡쳐)
일부 맞벌이 학부모들은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이상 이 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유치원 포기’를 선언했다.(사진=대전지역 맘카페 글 캡쳐)

일부 맞벌이 학부모들은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이상 이 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유치원 포기’를 선언했다. 한 주부는 “아침부터 줄 서서 입학했는데 참 어처구니없이 이렇게 취소하고 왔네요. 차라리 홀가분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주부는 “저희 아이가 입학 예정이었던 유치원 이름이 아이 입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어린이집으로 옮기면서 다시 알려주고 있어요”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한유총은 이날 에듀파인(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도입과 회계 비리 시 형사처분을 골자로 한 '유치원 3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개학연기 투쟁'을 벌였으나 정부 확인 결과 개학을 실제 연기한 유치원은 전국에 239곳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한유총은 이날 소속 유치원 총 3318곳의 약 46%인 1533곳이 개학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대전시교육청 역시 이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오전에는 사립유치원 중 정상운영 유치 원수를 파악해 한유총의 개학연기에 동참하지 않았음을 공지했다.

유덕희 유초등교육과장은 “그동안 유치원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간 여러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유치원 개학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해 학부모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유아의 학습권 보장과 돌봄을 위해 오는 6일까지 지도·점검을 지속해서 하고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유치원을 대상으로 행정조치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영래 대전 사립 유치원연합회 회장은 “유아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 연기는 절대로 동참할 수 없다”며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은 물론 있지만 이런 식의 방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아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다른 방법으로 정부와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개학이 연기된 일부 사립유치원은 노후화된 유치원 보수공사와 교사 수급 문제로 인해 사전에 운영위원회를 거쳐 결정, 공지한 곳으로 한유총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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