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참여 확대, 밑거름 되고 싶다”
“여성 정치참여 확대, 밑거름 되고 싶다”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73] 김인식 대전시의원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3.0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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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여성은 특유의 섬세함과 친밀감은 물론, 높은 도덕성으로 풀뿌리민주주의의 기본인 생활정치에 상당히 유리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만큼 활발한 정치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수많은 유리천장에 갇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대전시의회 김인식(61) 의원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4대 의회부터 내리 4선을 하고, 지난 7대 의회에서는 대전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을 지내면서 겪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다.

특히 그는 “대전시의원을 거쳐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 첫 여성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박정현 대덕구청장만 보더라도 굉장히 유연하고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고,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누구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며 “바로 이것이 여성이 정치를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좋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도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대전 출신 여성을 비례대표로 공천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아직까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선배로서 앞으로 훌륭한 후배 여성 정치인을 키우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과 주민행복을 이끄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 최다선이자 예결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을 만나 가슴 속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 그동안 의장·부의장을 모두 거쳤는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시의원의 길을 선택했다. 

여성 최초로 대전시의회 의장을 한 만큼 솔직히 다른 도전의 길도 가보고 싶었지만 정치여건이나 현실이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고민이 많았지만 학습된 여성 정치인으로서 아무 길도 선택하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가치와 역량을 그냥 묻어두기보다는 대전시민의 행복과 건강한 대전발전을 위해 더 봉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 다른 도전의 길을 말했는데, 그것이 단체장인지 국회의원인지 주변의 관심이 많다.

앞서도 말했듯이 정치라는 것이 개인이 하고 싶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여건과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아야 되는 것이다. 목적을 두고 행위를 하다 보면 자기 욕심에 갇혀 주변을 볼 수 없다. 시의원으로서 주민들이 주신 신뢰와 사랑을 잊지 않고 순리에 따라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정치는 나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니다. 더 나은 후배가 있다면 길을 터주고 뒤에서 돕는 것도 정치인의 자세다. 그것을 통해 내가 뜻하는 것을 이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전직 의장이자 최다선 의원으로서 의회와 당내 역할에 대한 부담은 없나.

새로운 의회가 출발했는데 전직 의장이라고 현 의장단에 부담을 줘서는 안되며, 대전시의회 22명 의원 중 한 명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소리없이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 의장도 큰 무리 없이 의회를 잘 이끌어가고 있다. 당과 관련해서도 원내대표가 가교역할을 잘 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중요한 문제가 있어 의원들과 같이 고민할 부분이 있다면 다선의원으로서 역할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나설 일이 없으니 오히려 다행이다.(웃음)

- 예결위원장으로서의 책임도 막중하다.

의회는 기본적으로 입법활동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만큼 모든 정책과 사업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예산을 심사하는 예결위는 시민들 대신해 최종 게이트키퍼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추경안 심사에서도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꼼꼼하게 챙길 것이다. 예결위 뿐 아니라 각 상임위에서도 더 공부하고 세심하게 정책을 분석해 시민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 4선에 이르기까지 의정활동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보다 여성 의원으로서 지역구 주민은 물론 대전시민들을 위해 누구보다 깨끗하고 섬세하게 솔선수범해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교육·복지·여성 관련 분야에 집중해 미세먼지 대책, 친환경 학교급식, 어린이 통학안전, 장애인·노인·임산부 편의시설 설치, 다문화가족 지원, 여성의 지위 향상에 관한 20여 건의 다양한 조례를 마련한 것은 큰 보람이다.

지역구인 가수원동, 관저1·2동, 기성동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다수의 다목적체육관 건립과 하수관로 정비, 등산로 정비, 경로당 기능보강, 택시운전자 쉼터 조성 등에 앞장서왔다. 앞으로도 도안대로 개통 및 도시철도2호선 트램 건설, 구봉지구 활성화, 장태산 휴양림 정원단지 조성, 평촌산업단지 개발 등 굵직한 사업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여성으로 정치하기 어려운 점은 없나.

모든 것엔 장단점이 있다. 여성은 특유의 섬세함과 친밀감으로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풀뿌리민주주의의 근간인 생활정치에 매우 적합하다. 비교적 도덕성이 높고, 가정과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한 비판의식과 사회개선 의지도 강점이다. 다만 유리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남성 위주의 폐쇄적 정치문화가 걸림돌이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천에서 제도적으로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도 그동안 총선에서 대전 출신 여성을 비례대표로 배출했는데, 우리 당은 아직 공천조차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보다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시의원을 거쳐 지난해 대전 첫 여성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굉장히 유연하고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받아가며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여성이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꼭 정치권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맞다. 사실 많은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도 출산과 육아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오히려 사회생활 때문에 출산과 육아는 물론 결혼까지 포기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0.98로 나타났다.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을 넘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이면 당장 2025년쯤부터는 총인구도 감소하기 시작한다. 국가적 재앙이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온전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구조인데 출산과 육아는 전적으로 여성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여성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남성도 육아휴직을 쓰라는 입장이지만, 정작 직장 내에서는 혹시 불이익을 받을까 눈치만 보고 있다. 나만 하더라도 아들 며느리가 모두 오전 7시면 출근하고 오후 8시나 돼야 퇴근하니, 4살짜리 손자를 챙기려면 매일 6시부터 가서 씻기고 먹여 어린이집을 보내줘야 한다. 이것이 맞벌이들의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도 국가가 출산과 육아를 해결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유럽은 이미 임신하는 순간부터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에 들어간다. 우리가 당장 어떻게 먹고 살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있어야 국가도 존재한다. 정부 정책이 늦어진다면 대전시라도 먼저 나서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

- 남은 기간 각오를 밝혀달라.

모든 것을 시민의 입장에서 보고 행동하면 의정활동이 바르지 않을 수 없다. 의원의 위상은 도덕성에 우선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스스로 높아지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시민으로 돌아갔을 때를 생각해 초심을 잃지 않고, 군림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봉사하며 시민의 뜻을 받들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공동대표로서 전국의 여성 정치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보다 많은 여성 후배를 발굴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는 발판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