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가능성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양형주 칼럼] 가능성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06.2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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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나라 20세 이하(U-20) 국가대표 축구팀이 거둔 세계 2위의 성과는 많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다들 우리 축구팀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이 이렇게까지 높을 줄 미처 몰랐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아쉽게 역전패 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런 가능성이라면 다음에는 우승을 노려볼만 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무엇이 우리 대표팀을 이렇게 강력한 팀으로 만들었을까? 물론 정정용 감독이 보여준 수평적 리더십과 자율적 소통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두려움 없이 펼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그 내부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대표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저력의 근간에 정정용 감독이 만든 매뉴얼의 힘을 간과할 수 없다.
정정용 감독은 일찍이 그동안의 경기 경험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어른 손가락 하나 두께 정도의 매뉴얼을 제작했다.

그는 이 매뉴얼을 선수들에게 나누어주고 수시로 이 매뉴얼을 읽고 익히고 공부하도록 했다.
이 매뉴얼은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과 이에 대한 대처방법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우리 팀의 주 포메이션 3가지, 세트플레이 10가지, 코너킥 상황만 하더라도 10가지나 되는 다양한 전술이 녹아 들어있다고 한다.
매뉴얼이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내면화해서 활용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정 감독의 경우 전술적으로 작년에 이미 매뉴얼이 완성된 상태였고, 이 매뉴얼을 선수들에게 나누어 주고 내용을 암기하게 하고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이 매뉴얼을 체득하고 내면화 하도록 했다.

가능성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이전의 시행착오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리가 도전하는 많은 일들은 경험치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 매뉴얼을 내면화 하는 일을 부단히 계속해야 한다.

객관적 기록과 전술을 내면화 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또 필요하다.
나는 나 자신 혹은 내가 속한 팀 혹은 공동체의 가능성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기록하는가? 또한 기록을 얼마나 부단히 내면화하기 위해 힘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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