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올 여름 휴가, 농촌 체험 피서가 어떨까?
[충남시론] 올 여름 휴가, 농촌 체험 피서가 어떨까?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9.07.1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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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이자 차 문화 부흥을 이끈 선두주자인 다산 정약용이 여름에 쓴 시에서 ‘8가지 피서법’을 소개됐다.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비오는 날 시 짓기, 달밤에 탁족하기,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등이다.

물론 현대 생활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꽤 효과적인 여름 피서 방법이었다. 이같은 정신 무장으로 올 여름 휴가를 떠나는 것이 어떨까?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풍광의 휴가지에서 심신을 충전하는 휴가는 삶의 중요한 청량제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51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하계휴가 실태조사’결과 올 여름휴가는 4.0일로 지난해보다 평균 0.2일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 여름도 상당수가 여름휴가지로 해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 해외 출국자 수도 사상 처음 3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성인 남녀 대부분(81.8%)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해외도 좋지만 국내에서 피서와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길다는 것이다. 전국 농어촌은 바쁜 일정에 시달리면서도 도시민이 찾는 여름 휴가철 피서지로 손색없이 자랑하기에 안간힘을 다 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전통문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휴가 이벤트를 꾸며 놓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농어촌의 전통 테마마을로 피서오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휴가철을 맞아 가볼 만한 우수 농촌체험마을 6곳을 추천 했다. 6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독특한 체험으로 인기를 끄는 시범마을도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역시 전국 곳곳에 전통놀이와 풍습을 소재로 한 마을, 아름다운 산과 강이나 바다가 있는 마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제 농촌이 1순위 ‘최고 여름 휴가지’가 될 게 분명하다. 농촌과 연계한 국내 피서여행이 활성화되면 해외여행에 굳이 나설 이유가 줄어들 것이다. 올 여름에는 해외여행객의 10% 정도만이라도 휴가지를  이런 농촌으로 돌리기를 권유해본다.

번거롭고 피곤한 외국 여행에서 펑펑 외화를 소비하는 것 보다 의외로 쏠쏠한 재미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농촌으로 눈길을 돌렸으면 한다.
소중한 자연체험의 기회를 얻으면서 농촌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니 이 얼마나 뜻깊은 휴가일까?

중국 당나라 이후 불교 선승들의 대표적인 선문답을 가려 뽑은 벽암록에서 한 스님은  “더위나 추위는 어떻게 피해야 합니까?” 하는 물음에 “더위도 추위도 없는 곳으로 가거라”. 더위와 추위가 없는 곳이 어디입니까? 되묻자 “더울 때는 더위와 하나가 되고 추울 때는 추위와 일체가 된다면 그곳이 바로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일 것라”고 답했다.

여름 피서도 해외 여행만이 좋은게 아니고 스님의 말처럼 휴가처는 본인들의 생각하기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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