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은 해명하고 국회는 속히 청문일정 잡아야
[사설] 조국은 해명하고 국회는 속히 청문일정 잡아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8.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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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들이 나왔다. 위장이혼, 위장소송이라는 주장도 이어진다. 조 후보자 측이 해명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러 의혹 가운데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거액의 사모펀드 투자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두 달 뒤 부인과 자녀들은 10억 5000만 원을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사모펀드는 어지간한 투자 고수가 아니면 손을 대기가 어렵다. 성공하면 대박이 나지만 실패하면 투자금을 날리는 경우가 많아 투자대상에 확신이 없으면 잘 나서지 않는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펀드는 투자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라고 한다. 투자 이력이 거의 없는 소형 펀드인 데다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조 후보자 가족 자금이었다는 점은 석연찮다. 누가, 어떻게, 어디에 투자할지도 잘 모르는 소형펀드에 10억 원 넘게 투자한 셈이니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펀드가 관급공사를 많이 하는 가로등 점멸기 개발업체에 투자했다는 점도 의혹을 키운다. 법적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고위 공직자가 굳이 이런 투자를 해야 했는가 지적이 나오게 된다.

조 후보자 일가족이 운영해온 사학재단에 대한 소송, 이 과정에서 드러난 부동산 거래도 의혹을 사고 있다. 조 후보자 부친과 동생은 건설사를 각각 운영하다가 조 후보자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의 16억 원 규모 공사를 맡았다. 두 건설사는 후에 부도 나거나 청산했다. 조 후보자의 가족들은 상속재산을 넘는 채무는 변제하지 않아도 되는 ‘한정승인’ 방식으로 상속을 받아 채무 의무를 벗었다.

이후 조 후보자 동생과 그 부인은 학원으로부터 공사비와 지연이자를 받기 위해 소송을 냈고, 학원 측이 변론하지 않아 승소했다. 이 과정에서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이 나왔다. 즉 이혼으로 조 후보자 동생 재산을 부인에게 넘기고, 다시 학원이 가진 재산은 넘겨받을 수 있도록 소송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혼한 동생의 부인은 지난 19일 위장이혼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 지금까지 제기된 것은 말 그대로 의혹일 뿐 명백하게 불법의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 조 후보자가 동생 부부의 이혼이나 사업에 간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조 후보자가 일정 부분 관련이 있으리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조 후보자가 이사인 가족재단의 일이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내일이라도 청문회를 열어주면 상세히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가 떳떳하다면 청문회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야당들도 의혹을 정치 공세의 도구로 활용하려 하지 말고 빨리 청문회 일정을 잡아서 정면 승부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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