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없는 독일의 과거사 반성… 아베 정부는 배워야
[사설] 끝없는 독일의 과거사 반성… 아베 정부는 배워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9.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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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만행에 대한 독일의 진심 어린 사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일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전쟁 발발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거듭 용서를 구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주된 행사에서도 과거사를 반성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이 보인 역사를 직시하는 행동에는 용서하고 우정을 쌓을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에 화답한 것이다. 과거사를 대하는 독일의 자세는 새삼스럽진 않지만, 반성은커녕 피해국을 경제적으로 공격하는 같은 전범국인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행태는 독일의 진정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독일은 계기가 있을 때마다 나치가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고 성실히 배상에 임했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본 폴란드를 향해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가장 절절한 장면은 1970년 12월 7일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펼쳐졌다.

당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한참 고개를 숙였다가 털썩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았다. 폴란드인은 물론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줬고 사죄와 화해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됐다. 독일의 배상 노력도 끝없다. 지난달에는 독일 정부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 수천 명에게 매달 수백유로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소식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의해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1952년 이후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에게 총 800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한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배상이 해결됐다는 일방적인 해석과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시비를 거는 아베 정권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독일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이웃 유럽국들과 화해하며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나라가 됐다는 것을 일본은 깊이 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번 반성을 말했으니 반성을 끝냈다거나 한 번 합의했으니 과거가 지나갔다고 끝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도 했다.

일본은 이를 경청하기는커녕 관방장관 입을 통해 한국은 대법원 판결로 만들어진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되뇌었다. 아베 정부는 일방적인 해석과 주장을 근거로 경제보복을 가한 것도 모자라 한국 정부가 촉구하는 제대로 된 대화에도 일절 응하지 않는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일본 방문 때 “독일은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했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일본에 조언을 준 바 있다.

일본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지만, 우경화 세력에는 딴 나라 일일 뿐이다. 요즘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일본 내 양심적인 시민과 지식인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한일갈등을 접할 때 아베 정권과 일본의 건강한 시민 사회를 분리해 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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