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무기한 단식투쟁 돌입… 정국경색 조짐
황교안, 무기한 단식투쟁 돌입… 정국경색 조짐
패스트트랙 충돌 우려 고조… 與 "민폐 단식" 비난
  • 전혜원 기자
  • 승인 2019.11.20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전혜원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에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조짐이다. 

여야가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막판 협상을 예고한 가운데 황 대표가 단식이라는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의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너지는 안보와 민생,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 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저는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황 대표의 단식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황 대표의 단식은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꼬집었다. 

이해식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1야당의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는데, 그 당에서조차 이유를 모르고, 추후 발표를 한다는 이건 과연 무슨 시츄에이션?"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불가피할 경우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과의 공조 복원을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의 일방 처리도 불사한다는 기류여서 제2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며 "제1야당의 품격을 되찾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회복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제발 단식하지 말라"면서 "국민이 황 대표에 바라는 정치는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인 국회를 정상화 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면서 여야 간 협상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국회의 목소리를 미국 조야에 전달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들은 3박 5일간 방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을 비롯한 정기국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정치협상회의도 조만간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황 대표가 참석하더라도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등에서는 이렇다 할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이 협상에서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한국당을 포함한 5당 간 합의 처리하는 노력을 계속하느냐, 아니면 한국당을 뺀 4당 간 공조로 처리하느냐는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개정안이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검찰개혁 법안이 내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가는 만큼 12월 초·중순이 결단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