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의 경기침체와 더불어 정상적이지 못한 일상이 이어지며 사회적 피로도가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일보 새내기 기자들이 23일 현재 대전지역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그려지는 모습들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르포 1] ‘코로나19’ 경기는 회복 중
‘카페‧음식점’ 점차 매출 회복…‘헬스장’ 여전히 어려워
23일 오후 대전 유성구의 한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장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위생에 신경 쓰는 듯 했지만 손님 대다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편하게 있는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통신업계에서 일하는 김모씨(24)를 만났다. 그는 “지난 2월 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 출근하게 될지 몰라 가족들이 있는 대전으로 왔다”고 토로했다.
또 “집에선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보통 카페에 와 있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두 달 가까이 밖에 나가지 않는 건 고통”이라고 하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갈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 모두 카페로 모여드는 모습이다.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고 책을 읽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최근 한 매체의 취재 결과 자영업 음식점, 카페, 프랜차이즈, 주류도매상, 패스트푸드 등 외식업계의 4월1일부터 15일까지 집계된 매출이 전월 동기(3월1~15일)보다 최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카페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매장에서 하거나 대학생들이 사이버 강의를 들으러 많이 온다”며 최근 매장 방문객의 증가 추세를 설명했다.
같은 날 늦은 오후 대전시 둔산동의 한 헬스장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다중이용시설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였지만 카페와는 달리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헬스장 관계자는 “방역도 매일 하고 체온 측정 및 방문 일지도 꼼꼼히 쓰고 있다”며 “최근 회원님들이 나오시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예전만하지 않다”고 힘든 기색을 비쳤다.
그는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회원님들도 개인위생 철저히 한다면 나와서 운동하셔도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20일 방역당국은 “‘생활방역’을 이행해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카페 등 요식업의 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반면, 운동시설의 경제적 타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지은 기자)
[르포 2] 국가기술자격증시험 연기 5일 전 발표…‘속 타는 취준생’
고용노동부, 언론 통해 시험 연기 발표
한국산업인력공단, 추가 대책 없이 ‘나 몰라라’
“시험 연기를 5일 전에 알려줘서 김이 팍 식었어요. 취업에 꼭 필요한 자격증인데…”
23일 오후 세종시의 한 카페에서 국가기술자격시험인 정보처리기사 필기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 A씨(26)를 만났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난 A씨는 지난 20일 국가기술자격증시험을 연기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수험생들이 모여 같이 공부하던 메신저 방이 한동안 매우 혼잡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다음달 5일까지 연장됨에 따라 이달 25일의 시험은 제2회 필기시험과 통합해 오는 6월 6~7일, 13~14일 시행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제1회 필기시험은 지난달 22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한 차례 미뤄진 바 있으며 이번을 포함해 두 번 미뤄졌다.
이번 제1‧2회 필기시험의 통합 시행은 통합 시행기간(6월 6~7일, 13~14일) 중 1회만 시행을 가능케 함으로써 사실상 한 회차의 시험이 취소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1년에 세 번뿐인 시험임에도 다른 대안이 없어 여러 자격증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거듭된 시험 연기는 이해하지만, 시험 5일 전에 공지한 것과 이후 공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험 위탁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해 “연기 공지 후 하루가 넘도록 원서를 제출한 지원자들에게 개인별 공지를 빨리 하지 않아 더욱 혼란이 가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취업 준비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변경된 사항은 신속하게 공지해줄 것을 바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일상이 안정돼 더 이상 취업준비 일정이 틀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코로나19는 취준생들에게도 힘겨운 나날을 안겨주고 있다.(김희영 기자)
[르포 3] 코로나19로 텅 빈 강의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하는 사이버강의
코로나 19로 인해 대학교 개강일이 미뤄지고 있다. 23일 오후 대전 소재 C대학교 강의실과 도서관은 텅 빈 채 학생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들은 사이버 강의를 듣게 됐다. 새롭게 시작되는 학교생활에 들떠있던 새내기 학생들은 사이버강의로 인해 학교생활을 못하게 돼 답답하다는 반면, 학교에 가기 귀찮은 학생들은 사이버 강의가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C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A씨(22)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수업을 못 받아서 불편이 크다. 하지만 학생들로 밀집된 교실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크기에 사이버강의가 이뤄지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고 했다.
학생 B씨는 “사이버강의를 하지만 쌍방향 화상강의를 통해 직접 수업을 듣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사이버 강의여도 생생한 느낌이 들어 괜찮다 생각한다”고 했다.
학생 C씨는 “학교생활을 했던 것이 그립고, 사이버강의를 통해서만 교수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답답하고 동기들도 못 봐서 심심하다.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안 가는 것이 안전하고 좋다는 학생과 직접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싶은데 아쉽다는 학생의 의견이 서로 교차한 가운데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은 일치했다. (윤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