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단아하면서 도발적이고 싶다”
수애 “단아하면서 도발적이고 싶다”
  • 【뉴시스】
  • 승인 2008.07.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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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에게 단아함은 장점이자 한계이다. 또래 배우에게서 찾을 수 없는 단아함은 수애에게 고전적인 여인상을 찾게 한다. 반면 단아하고 정숙한 이미지는 배우로서 역할의 폭을 제한시켰다.
수애 역시 강한 여인을 그려나가는 것을 원했기에 그녀의 이미지는 단아하면서도 강한 여인에 머물렀었다.
때문에 24일 개봉하는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는 수애를 갈림길에 세운 작품이기도 하다. 말없이 떠난 남편을 찾아 위문공연단에 합류해 베트남전쟁에 뛰어든 순이, 수애의 기존 이미지와 맞닿으면서도 순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강하고 자유로우며 도발적인 또 전쟁통에 울부짖는 모든 남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여인을 연기한 건 수애에게도 도전이었다.
‘님은 먼곳에’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수애를 만났다. 그녀는 영화 속 인물처럼 당찼다. 그리고 고뇌하고 있었다.

-개봉이 며칠 안 남았는데 여느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나 긴장되고 부담되고 설레인 것 마찬가지지만 다른 점을 찾자면 수애한테가 아니라 스태프가 더 생각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수애 개인적인 기대감이 컸다면 이번에는 무게와 깊이가 달라진 것 같다.

-이번 작품에 더 깊이 매몰됐다는 뜻인가. 수애 자신이
▲감히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번 최선을 다했다. 깊이나 무게가 있어졌다는 것은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예전과 상당히 달라진 느낌인데
▲정말 많이 변했다. 그전에 수애가 생각이 안날 정도로 굉장히 달라졌다. 영화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다. 이준익 감독님이 그러더라. 네가 앉아서 감정을 잡고 있을 때 150명이 넘는 스태프 중 단 한명도 앉아 있는 사람이 있는지 잘 보라고, 그전에는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게 영화구나 지금도 찾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올해 무수한 남자영화들이 많은 가운데 거의 유일한 여자 ‘원톱’영화인데
▲원톱, 주연, 조연 부담감은 없다. 여자 원톱이라고 해도 영화는 다 똑같은 것 같다. 단지 책임감의 차이일 뿐.

-이준익 감독이 수애는 모든 남성의 첫사랑인 어머니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 단아한 이미지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일 수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 찾아야 할 것도 많다.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지고 싶은 일부분을 찾아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들이. 난 배우로서 여러가지 이미지를 갖고 싶다. 단아하면서도 도발적이고 싶다. 한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다.

-이번 작품을 위해 두 달 동안 춤과 노래 연습을 한 걸로 알고 있다. 촬영이 끝난 뒤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던데 예전과 달리
▲두 달 동안 율동이든 뭐든 배우면 뭔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배웠다. 하지만 감독님이 순이는 원래 춤을 못추는 여자라며 배워온 것을 다 잊게 만들었다. 그리고 배운 게 개다리춤이다. 영화 속 순이 역시 어느 순간 팬티를 돌리고 남자들 앞에서 엉덩이를 흔든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기더라.

-미군 장교를 만나는 장면을 찍기 전 양주를 ‘원샷’했다고 들었는데
▲양주 3/2를 원샷으로 마셨다. 토하는 장면이었고 그날은 그 한 장면만 찍어도 됐기에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표현하기가 힘들더라. 왜냐하면 가장 힘든 결정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감독님이 계속 테이크를 가다가 잠깐 쉬자고 해 술을 함께 마셨다. 감독님이 넌 술이 쓰냐 난 단데 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내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맥주 두 캔 정도가 주량인데 그 자리에서 3/2를 원샷했다. 감독님이 취한 상태로 그대로 가자고 했다. 정말 기억이 안나는데 그 와중에도 두 번 더 찍자고 했다더라. 나중에 스크린에서 그 장면을 보니 술을 잘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사랑이 뭔지 알기 위해 떠나는 한 여인의 오딧세이다. 수애에게 있어서 사랑은 무엇인가.
▲과거에 사랑을 달콤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용서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전쟁에 힘들어하는 모든 남자들을 안을 수만 있다면 안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수애는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지가 고정돼 있다. 왜 그럴까
▲아직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에 잘 나가지 않는 이유는 내가 프로그램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재미도 없고 편집되기 쉽상일 것이다.

-지금까지 뚜렷한 스캔들도 없었는데
▲데뷔하고 나서 정말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으로 더 크게 느꼈다.

-예전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는데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촬영장에서도 예전에는 스태프와 잘 지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준익 감독님이 스태프 마음을 못사는데 관객 마음을 어떻게 사느냐는 말을 하시더라. 생각들이 나를 변하게 한 것 같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예전에는 나를 왜곡되고 과장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배우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기쁜 반면 두려움이 더 커지기도 했다. 예전에는 조금 밖에 못 봤다면 이제는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됐으니.

-이 영화에서 미군 장교와의 만남은 어떤 여성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 장면을 찍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그러더라. 수애가 하기가 싫은거다. 수애가 싫으니 초등학생처럼 대사를 읽은 거다라고 하시더라. 솔직히 잘 모르겠다.

-차기작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명성황후를 연기하는데
▲아직 수애가 연기하는 명성황후라는 것 밖에 잘모르겠다. 배우는 중이다. 지금까지 나는 강인한 여성상을 꿈꿨다. 그래서 작품도 그런 작품을 많이 선택했다. 앞으로 내 선택이 어떻게 바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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