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행정의 이중성
태안군 행정의 이중성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8.08.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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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겉치레만 화려할 뿐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는 등 ‘이중적인 행정행태’로 눈총을 사고 있다.
군은 지난해 기름유출사고로 관광객이 급감할 것에 대비해 올 여름 T/F팀까지 꾸려 각종 감사 이벤트와 대규모 축제를 유치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올 여름 태안에서는 지난 6월 만리포해수욕장 개장식 때 60여 팀의 연예인들이 마라톤 공연을 한 백야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맨발마라톤대회, 춤추는 바다! 태안 등 굵직굵직한 축제와 공연이 연일 이어졌다.
이들 행사에는 현대, 엘지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행사비용을 내놓는 등 태안 살리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피서철을 마무리 하는 요즘, 해수욕장내 상인들과 군민들의 허탈감과 공허함은 말로 표현키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120여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기름피해를 완전히 극복해 예전처럼 국민들이 즐겨 찾는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났음을 홍보하는 것이 각종 행사의 취지였지만 ‘바가지와 불친절만 난무하는 태안’이란 오명만 뒤집어썼다.
이쯤에서 상황이 이 정도인데도 군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또 “해수욕장의 물가는 자율에 맡겼는데 군이 어쩌겠느냐?”는 군 고위 관계자의 무책임한 발언에 수많은 관광객과 양심적으로 영업했던 다수의 상인들이 격분하고 있음을 아는지도 묻고 싶다.
피서 절정기인 지난 2일 새벽 안면읍 백사장해수욕장 해변이 해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군은 10일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춤추는 바다! 태안’ 행사관련 50억원의 행사비 중 개막식과 폐막식에 무려 6억 원어치의 폭죽을 터뜨리며 “태안을 찾아달라”고 외쳐대던 군이 같은 시기 해일피해를 입고 복구를 호소하는 주민들을 철저히 외면했다면 도대체 누가 군을 신뢰할까?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군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군수가 읍장 등과 함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도 사태를 장기간 방치하고 실제 복구비에 턱없이 부족한 100만원을 복구비용으로 군이 제시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피해 해수욕장은 지난 2004년도부터 거의 매년 해일피해를 입었고 그때마다 관계기관은 책임공방으로 일관, 복구는 뒷전이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푸념 섞인 주장이다.
특정 개인이 피해발생 때마다 수천만원의 사비를 들여 임시복구로 몇 년을 견뎌왔다면 이젠 당국이 ‘항구적인 복구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지 묻고 싶다.
태안군은 그간 복구작업을 벌여왔던 번영회 관계자가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거론함은 물론 군청을 방문해 몇 시간씩 거세게 항의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깊이 새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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