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전도연 노리다 김혜수 될라
김민선, 전도연 노리다 김혜수 될라
정사신 수위 강조 마케팅 신인여배우용에 불과
  • 【뉴시스】
  • 승인 2008.10.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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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마케팅만 일관하다 실패한 예 적지 않아


영화 ‘미인도’ 마케팅이 기묘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끊임없이 영화 ‘색, 계’를 언급하며 제작발표회에선 아예 주연배우 김민선이 “탕웨이보다 한 수 나을 것”이라 내뱉었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강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다. 둘은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이 남장여자였으며 화가 김홍도와 열애에 빠진다는 설정이 신기하게도 같다.
‘TV에서 볼 수 없는 요소’를 강조하다 보니 그랬다.
그러나 이 같은 ‘탕웨이 마케팅’은 근본부터가 틀려있다. 정사신의 ‘수위’를 강조하는 ‘탕웨이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신인여배우’용이다.
신인여배우에게 ‘수위’ 논란을 덮어 씌우면 묘하게 신비감이 부여되지만 기성여배우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다. 환멸감이 인다.
국내에서는 장선우 감독이 이런 마케팅을 잘 활용했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정선경, ‘거짓말’의 김태연이 있다.
반면 기성여배우에게 ‘수위’ 마케팅으로 일관하다 실패한 예로는‘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를 들 수 있다.
김민선은 김혜수급 아이콘은 아닐지라도 10년 이상 대중에 노출된 ‘잘 알려진 여배우’다. 문제가 많다. 결국 ‘미인도’는 다급한 심정에서 비롯된 ‘헛다리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그렇다면 ‘미인도’는 어떤 마케팅 방식을 취했어야 할까. 아니 애초 어떻게 기획됐어야 가장 안정적이었을까 여러모로 까다로운 문제다. 특히 배우와 영화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려면 더 그렇다.
언제, 어떻게, 누가의 세부적 조건을 모두 맞춰줘야 겨우 실마리가 잡힌다. 이 세부조건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유망한 여배우가 노출연기를 시도할 때 ‘언제’의 문제는 정답이 이미 나와 있다. 전도연이다.
한국 스타 마케팅 사상 ‘노출연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소화한 경우다.
전도연은 애초 TV 청춘드라마에서 아이들(idol)적 이미지로 론칭됐다. 20대 중반으로 들어서며 아이들 이미지가 소진되자 영화로 방향을 전환해 ‘성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 커리어가 ‘접속’ ‘약속’의 연속 히트로 이어졌다. 물론 상대 남자배우 티켓파워에 힘입은 결과지만 연속으로 대형 히트가 터지자 전도연에게도 ‘흥행스타’ 딱지가 덩달아 붙었다.
전도연 커리어 성공기는 여기서 ‘스타’ 행보를 잇지 않고 자기 연기력을 시험할 수 있는 ‘내 마음의 풍금’을 택한 데서 비롯됐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 및 신뢰가 생기자 그 지점에서 바로 ‘해피엔드’로 들어갔다. 수위 높은 노출연기를 완성도 높은 콘텐츠에서 펼쳤다. 그녀는 아직 27세였고 상품 가치는 높았다. 영화와 배우 모두 윈윈을 거뒀다.
전도연은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차세대 거물급 여배우’로 단박에 뛰어올랐다.
전도연의 타이밍은 가장 모범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경우다. 아이들→스타→연기파 단계에서 노출연기를 시도하며 아직 ‘여성아이콘’으로서 상품가치 높은 20대에 시도하는 게 정답이다.
문제는 여기까지 이르는 전도연 행보 자체를 따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아이들 스타에서 영화로 흥행을 거두는 ‘첫 단추’부터가 어렵다. 여기서 연기력 인정으로 가는 것도 만만찮다. 말 그대로 ‘전도연이니까 가능했던’ 행보에 불과하다.
그러나 개괄적인 면은 여전히 주목해야 봐야 한다. 어느 정도 입지가 섰을 때를 가늠하는 게 중요하다. 해당 시기보다 이르면 아직 자기 이미지와 신뢰도가 안 갖춰져 노출연기 캐릭터에 함몰돼 버린다. 영화는 살아도 배우는 죽는다.
이보다 늦으면 퇴물 여배우의 관심 되돌리기처럼 여겨지게 된다.
영화도 죽고 배우도 죽는다.
같은 맥락에서 앞서 언급한 ‘탕웨이식 데뷔’도 문제는 많다.
영화는 일대 주목을 끌며 성공할 수 있지만 배우가 문제다. 적어도 윈윈은 아니다. 이후 커리어가 어렵다. 그나마 정선경은 ‘노출이 가능한 연기력 있는 젊은 여배우’ 자체가 드물던 시절 등장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김태연, 서정만 되도 벌써 힘들어졌다. 해외에서도 ‘연인’의 제인 마치 등이 같은 곤란을 겪었다.
탕웨이도 많건 적건 비슷한 행보가 예상된다.
‘어떻게’ 노출연기 전환을 해야 할 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일단 자기 입지를 확실히 구축한 여배우라면 곧바로 ‘높은 수위’로 들어가선 안 된다. 적정 노출은 이미지 환기에 좋지만 높은 수위 정사신은 이미지 붕괴를 가져온다. 마케팅 시에는 물론 노출신을 대대적으로 팔아야 한다. 그러나 정작 콘텐츠 내에선 해당 노출신이 내러티브 속에서 대수롭지 않게 치부되는 편이 좋다. 영화도 배우도 성공하는 길이다.
한편 커리어가 초반 가동 중에 있거나 데뷔 후 상당기간이 지났음에도 A급 스타덤에 오르지 못했던 여배우라면 이런 훔쳐보기 심리만으로 팔기가 어렵다.
사실 상 노출연기를 해봤자 영화나 배우나 화제도 안 된다. 화제로 만들어도 ‘억지 화제몰이’ 냄새가 난다.
이런 경우는 ‘해외영화제용 영화’를 선택해보는 것이 좋다. 어차피 상업적 효과는 미지수이니 이미지 업그레이드 차원만 노려 연기영역 확장을 슬쩍 끼워 넣는 식이다.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택한 성현아, 같은 감독의 ‘오! 수정’에 출연한 고 이은주가 대표적이다. 영화 쪽도 ‘해외영화제용 영화’는 어차피 수출로 돈을 버니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는 ‘국내극장 개봉을 가능케 하는 정도’면 조건이 충족된다.
마지막으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노출연기를 해야 하는가다. 일단 TV에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세운 배우라면 노출연기로 화제몰이 해 영화입성을 꾀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TV에서 자기위치가 확고할수록 영화로 티켓파워 배우가 되기는 어렵다. 초반 관심은 끌지만 곧 노출장면 캡처만 인터넷에서 돌다 끝난다. 상업적 효과가 안 나온다.
더 심각한 것은 배우입장이다. 한 번 영화에서 노출연기로 실패하면 다시 안방극장으로 복귀하가기가 애매해진다.
이른바 ‘가족용 이미지’가 안 선다. 전도연 정도의 ‘영화스타’ 입지가 확고한 배우들만이 노출연기 후 안방 나들이 효과가 나온다.
알아둬야 할 것은 한 번 노출연기를 보이고 나면 필연적으로 신비감이 사라져 여성 아이콘으로서의 상업적 매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적어도 한국 환경에선 그렇다. 전도연마저도 ‘해피엔드’ 이후 일시적으로 커리어 하락기를 맞았다.
이후부턴 오직 콘텐츠의 힘으로 팔아야 했다. 결국 스타성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 행해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배우의 영역을 확장시켜 생명력을 연장시켜 준다. 용단이 필요하다.
다시 ‘미인도’로 돌아가 보자. 이처럼 복잡다단하게 얽힌 공식 하에서 ‘미인도’는 어떻게 기획되고, 마케팅 되어야 했을까 일단 김민선은 ‘미인도’에 적합한 배우는 아니었다.
‘미인도’는 신인여배우를 기용하는 편이 더 나았다. 김민선 쪽도 예술영화감독 영화로 노출연기를 시도했어야 했다. 배우 입장까지 고려한 윈윈을 생각해 본다면 ‘미인도’는 노골적 정사신 마케팅을 포기하고 A급 스타 여배우의 ‘품위 있는 노출’만 파는 영화가 됐어야 했다.
여배우 노출연기 문제는 향후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대작 블록버스터 제작이 차례로 무산되면서 중급영화 규모에서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필요가 생겼다.
‘중급영화 대안’ 중 하나로 여배우 노출연기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성인드라마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리고 이런 시점이기에 노출연기에 있어 더 명확한 계산과 전략이 필요하다. 누가, 어떻게, 언제 벗어야 효과가 나는 지 배우-영화 간 윈윈 관계가 성립되는지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조금 늦은 감이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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