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대 경] 태안 남면농협에 바란다
[확 대 경] 태안 남면농협에 바란다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9.02.01 1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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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 자네 남면농협하고 무슨 감정 있나? 남면이 고향인 사람이 고향농협에 아무리 큰 문제가 있다 해도 그렇지, 뭐 하러 인심 잃을 짓을 사서 해~”
지난 해 8월 1일 남면농협이 제주산 마늘을 다량 매입해 수억원의 손실을 유발하는 등 ‘부실경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첫 기사가 보도된 후 지난달 14일 일곱 번째 기사가 나갈 때까지 6개월간 수도 없이 들은 얘기다.
특정 기자의 이름을 거명하며 ‘그들처럼 약게 처신하라’는 얘기도 했다.
심지어 ‘조합장을 꿈꾸는 사람들 중 현 조합장이 아닌 다른 사람 편에 서서 기사를 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곁들였다.
물론 그런 말을 건넨 사람들이 대부분 기자와 절친한 분들로 이제 3년차에 접어든 신참 기자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한 얘기란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면농협 문제’는 조합장 선거 등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문제만을 염두에 두고 생각지 말고, 협동조합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치려 한 ‘언론 나름대로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길 당부하고 싶다.
남면농협 사태는 ‘2007년산 제주도 마늘 과다매입으로 4억3300만원의 손실을 유발했다’는 자체감사 결과가 나온 뒤 조합 감사가 임시총회를 소집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조합원들은 “마늘 주산지에서 제주도 마늘이 웬 말이냐”며 현 조합장 재임 중 추진된 경제사업 등에 많은 의혹들을 제기했다.
급기야 농림수산식품부에 검사를 청구했고, 3주간의 강도 높은 감사를 거쳐 제기된 의혹에 대부분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감사결과도 나왔다.
물론 감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사반이 감사도중 민원인을 일과 후 자신들의 숙소로 불러 제기된 사안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설명하며 축소 봉합하려 해 ‘내 식구 감싸기식 감사’란 의혹을 사기도 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농협개혁을 강력히 요구한 뒤 농협중앙회는 자체 개혁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등 농협내부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욱이 남면농협의 부실경영 사례가 모든 농협의 공통된 문제 또한 아닐 것이다.
인근의 태안농협과 안면도농협, 원북농협 등이 마늘, 봄무, 가을배추, 고추, 달래 등 많은 지역 농산물을 ‘계약 재배를 통해 전량 수매’함으로써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즉, 협동조합이 추구해야 할 기본을 충실히 이행해 조합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남면농협도 몇 년 전까지 예외는 아니었다.
역대 조합장들이 추진해온 ‘참기름 들기름 가공사업’은 연매출 10억원을 훨씬 상회할 정도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며 매우 건실한 농협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지금 이 농협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부실경영 의혹이 제기된 이후 공신력은 땅바닥까지 추락했고, 조합원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있다. 게다가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만과 잠재된 패배의식은 하루빨리 치유돼야 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제 감사는 모두 끝났다.
경영 책임자에 대한 중앙회 차원의 문책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될 지와 변상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에 관심이 모아질 뿐 제기됐던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현 시점에서 조합 경영진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특히 조합장은 선거를 의식해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는 데만 열중할 게 아니라 어수선한 조합을 수습하는데 혼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조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그가 또다시 조합장이 되고자 한다면 그것은 농민을 정말 얕보는 동시에 책임경영을 부정하는 무책임한 처사임을 명심해야 한다.
‘돈 쓰면 당선된다’는 식의 발상은 자칫 또 다른 화를 불러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조합원들도 조합이 처한 현 주소를 정확하게 인식해 ‘조합을 되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맘속깊이 고민해야 한다.
남면농협이 ‘농민을 위한 건실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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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2018-03-16 03:16:06
이런 걸 두고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겼다는 말로 표현할수 있습니다. 그 미꾸라지 박조합장이 부임 이전 직원시절부터30여년여간 각종배임, 횡령 비리를 저질러 조합원들의 이익이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형법상 가장 강력한 엄벌이 필요합니다. 또 그 이전의 비리인 친인척,친구 명의도용 농자금 횡령,뇌물수수 수십건도 이 기회에 다 파헤쳐서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또한 농협 법인 카드로 노래방, 술집, 철물점,식당 등에서 마구 써댄 파렴치한 죄도 다 합쳐서 엄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