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낙(樂)이 될 고(苦)를 즐기자
[제언] 낙(樂)이 될 고(苦)를 즐기자
  • 한국농업대학 학장 김 양 식
  • 승인 2009.02.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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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깊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고난을 경험해 보아야 하고 끈질긴 인내로써 어려움을 극복해 내야한다.
햇빛은 그늘에 의해 부드러워질 때 가장 온화하고, 음악도 그 안에 단조(短調)음이 이어진 순간에 비로소 아름다운 선율을 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과 정신적인 지도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평탄한 삶보다는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미국의 교육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정치 경제 학문 종교 등의 각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 후 “그 사람이 얼마나 위대하느냐는 그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이겨 왔느냐와 비례 한다”고 기록하였다.
우리 주위에는 비록 높은 지위와 명예로운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고 용기 있는 삶을 통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일군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여학생은 어머니가 병으로 쓰러지고 아버지 사업도 실패하여 홀로 농사일을 하던 외할머니 일손을 도우며 살아가야 하는 어려운 가정환경 탓으로 초등학교밖에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소녀가장 역할을 하며 혼자 열심히 공부하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15세라는 어린 나이에 2009학년도 특별전형으로 국립 순천대학에 진학하였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놀랄만한 성과를 가져온 사례는 적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소비의 욕망을 억제하면서 저축을 하는 것도 낙(樂)이 될 고(苦)를 즐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반면에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힘든 일을 멀리하면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그 즐거움이 얼마 후에는 고통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고락의 이치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체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고난의 시기를 거치지 않고 훌륭한 역사를 이루어 낸 나라나 민족은 없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때에 밀려드는 왜군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은 형국에 놓였을 때 이순신장군은 임금에게 올린 글에 “삼가 아뢰오니 아직 배가 12척이나 남아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 열 두 척의 배를 발판으로 133척의 왜군을 물리치는 대승을 거두었다. 이런 예들은 난경(難境)에 처한 경우 좌절하기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불굴의 자세와 창의적인 전략으로 임할 때 결국에는 승리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성현의 말씀에 은생어해(恩生於害)란 말이 있는데 이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인과(因果)의 진리를 믿고 선업(善業)을 쌓으면 복락을 누리게 된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반면에 순경(順境)에 있으면서도 그것에 도취하거나 탐닉하여 좋은 환경이 오히려 해(害)로 변하는 해생어은(害生於恩)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한편 시를 창작하는데 따르는 고통 뒤에는 시인만이 아는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또한 험한 산일수록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명산일 가능성이 높고 사람은 험난한 일을 극복한 후에야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영농자재비 상승으로 농산물의 생산비는 증가하는데 가격은 오히려 하락 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경쟁력강화를 위한 우리농업인들의 피나는 노력이 결국 즐거움을 가져다 줄 고통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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