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시론] 위기의 시대, 소망을 꿈꾸는 이유
[충일시론] 위기의 시대, 소망을 꿈꾸는 이유
  • 강재규 부국장
  • 승인 2009.02.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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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확실성이 ‘공포(fear)’를, 공포가 사고의 위축과 빈곤을 악순환시키면서 치명적인 ‘공포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공포 트렌드는 마침내 실물경제를 삼킬 듯 달려들고 있다. 올 한해가 최고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쪽이 많다. 어둠과 우울함을 이야기하고자 하기보다는 소망을 이야기 하고 싶다.
보통사람의 범주를 넘어선 성공을 거둔 사람, 그런 사람을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Outlier)’라고 했다.
그는 보통사람의 범위를 넘어가는 비범한 사람들 즉, 천재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일반적으로 태생적으로 물려받은 개인적인 특성이 성공에 큰 기여를 한다고 여겨지지만 성공의 비밀을 면밀히 해부해 보면 선천적 자질보다는 성장과정, 문화적 환경과 같은 후천적으로 학습하는 내용이 성공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주변만 보더라도,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성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비상한 재주를 발휘해 진가를 드러내는 이도 있다. 천재적 아웃라이어까지는 안되더라도 준(準) 아웃라이어쯤은 되지 싶다.
성공이 반드시 선천적 자질에 의해서 결정되어지기보다는 후천적 학습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글래드웰의 논거에 이르러서는 나를 비롯해 많은 이가 위안을 삼을 만하겠다.
에디슨이 말한 천재론을 뒤집어 보면 ‘1 퍼센트의 영감만 있어도 천재’ 소리 듣는다는 것에 방점이 놓여질 테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많은 성공이 후천적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우리 시대의 ‘공포 트렌드’를 ‘희망의 트렌드’로 바꾸는 일은 단순히 경제분야의 한 지수를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로 돌려놓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 희망 트렌드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의 시대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위기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처럼 이른바 천재적 인물의 창의적 아이디어로써 가능한 일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말한 것처럼, 천재 한 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하는 식이다.
도발적인 사고와 행동을 가진 사람, 코페르니쿠스적 상상력을 가진 사람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부류이고, 우리의 삶은 바로 그런 사람들에 의해 전진하고 사회도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아웃라이어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뒤집어엎을 만큼의 건설적 파괴력을 가진 자다.
컴퓨터 천재 빌 게이츠는 현대 사회의 많은 분야, 어쩌면 모든 물질분야와 그에 의한 일부 정신, 그리고 사고 분야에 까지 뒤흔들어 놓은 대표적인 아웃라이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수심에 빠진 많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힘을 불어넣어주는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는 피겨 스케이팅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국민의 가슴에 위안을 주는 아웃라이어다.
자신의 많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태극마크를 휘날리는 박지성 선수 역시 우리 스포츠 분야에서의 대표적 아웃라이어다. 그런가 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정신적 종교적 아웃라이어는 그 시대 무수한 영혼에게 위안과 소망을 안겨준다.
그들 아웃라이어가 있어서 우리는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간다.
현실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위기의 시대 일수록 서민들이 진정한 위기의 정치리더십을 바라는 것도 그 때문이고, 갈수록 악함이 관영(貫盈)하여 영혼마저 핍폐해져가는 사회에서 소망의 아웃라이어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소망함으로 존재한다.

【서울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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