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언] 소녀의 유일한 슬픔!
[제 언] 소녀의 유일한 슬픔!
  • 충남일보
  • 승인 2009.02.23 1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이 글은 1920년 9월 28일 아침 서대문형무소에서 그토록 그리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하신 유관순열사의 마지막 유언이다. 독립에 대한 열사의 염원이 얼마나 간절했었나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90년 전 우리나라는 삼천리 방방곡곡 독립만세의 함성으로 메아리 쳤다. 그날의 함성이 다시 국민들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것은 아마도 지금의 어려움을 그때 선열들의 슬기로움으로 이겨내기 위함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에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외적으로 풀어 나가야할 어려운 난제들이 많이 있다. 그 난제를 90년 전의 3·1정신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당시 사람들은 이런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을 비웃었다. 그러나 지금 어떠한가? 이제 우리에게는 발상의 전환 즉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우리의 입장에 희망 섞인 관측을 할 것이 아니라 세계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눈으로 냉철하게 보아야 한다.
3·1운동 역시 세계의 조류 속에서 세계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듯이 선열들의 정신에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슬기를 배우자.
“숨은 멎었어도 외침은 여전하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하노라 …” 이 시는 한창희 시인이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기 위하여 지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의 시 일부분이다. 지난 2월 16일 선종하신 우리의 진정한 지도자 김수환 추기경이 전 국민의 추모 속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 분은 떠나셨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느끼게 하셨다.
새 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3·1절 9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그 숭고한 독립정신과 김수환 추기경의 화합과 나눔의 삶을 가슴으로 한껏 느껴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자.

/ 대전지방보훈청 기획팀장 이 동 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