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② 다문화학생 급증… ‘이해와 공존’의 교육정책 시급
[특별기획] ② 다문화학생 급증… ‘이해와 공존’의 교육정책 시급
대전시교육청과 함께하는 다문화교육 프로젝트 "다름에서 하나로"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8.06.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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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대전비래초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실'.
지난 5월 대전비래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실'.

[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정부는 지난 2006년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지원 대책’과 2007년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이후에도 현재까지 매년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지원 계획을 발표, 실행하고 있다.

다문화 교육은 초장기 다문화학생을 구분해 낙인효과를 유발하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으며, 현재는 일선 학교에서 다문화라는 이유로 학생이 차별받는 행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늘어나는 학생 수와 다양한 국적, 가정 배경과 학습 수준 등을 고려한 다문화 교육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다문화 학생에게만 머물러 있고 이들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적응지원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전시교육청은 ‘학교’가 중심이 되는 ‘다문화 친화적 교육지원체계’를 구축, 다문화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이해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혜적 관점의 복지 정책이 아닌 발전지향적 통합·육성 정책을 펼쳐 ‘다문화학생 교육만을 위한 지원’이 아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교육 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 대전 다문화학생 급증… 초등생이 80% 넘어

지난해 대전지역 초·중·고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지난 해 4월 1일 기준 2256명으로, 전체 학생 18만2971명 가운데 1.2%다. 이 중에서도 초등학생 수는 해마다 크게 늘어 전체 다문화 학생의 80%를 넘는다.

주목해야 할 통계는 또 있다. 바로 다문화 학생의 지역별 분포 현황이다.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 학생의 구별현황을 살펴보면 동구 463명(20%), 중구 405명(17.9%), 서구 484명(21.4%), 유성구 466명(20.6%), 대덕구 438명(19%)으로 사실상 대전 모든 지역에 다문화 학생이 원주민 학생과 어울려 공부하고 있다.

또한 대전지역 다문화 학생 부모의 출신 국가는 베트남이 722명, 중국이 562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필리핀(251명)과 일본(225명)까지 더하면 4대 국가 출신이 78%가량이다. 다문화 학생 2256명 가운데 국내에서 태어난 학생은 1995명으로, 이들은 중도 입국 학생과 비교하면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고, 한국인의 정체성도 강하다고 교육청은 분석했다.

◆ 다문화교육 정책의 변화… 대전시교육청, ‘이해‧공존’으로

대전시교육청은 ‘함께 어울려 꿈과 끼를 키우는 다문화 친화적 학교 조성’을 목표로 다문화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을 집중지원하던 정책 방향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해교육으로 변화한 것이다.

과거 정책은 한국어 교육 지원 등으로 이들의 언어·문화 장벽을 해소하고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교육격차 해소뿐 아니라 다문화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일반학생의 다문화 이해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교육공동체의 다문화 이해를 위해 다문화교육 주간을 운영, 수업시간을 활용한 다문화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이 다문화 이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다문화 중점학교 12곳(초9‧중2‧고1)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교육을 진행하는 중점학교 운영은 ‘낙인효과’로 불리던 다문화 학생의 역차별 방지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을 갖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며 공존의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일본어, 중국어, 영어, 베트남어 등으로 제작된 신입생 학교생활 안내서를 보급하고 단위학교별로 통역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 상담을 운영 하는 등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위한 교육지원도 마련돼 있다. 특히 올해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가정통신문, 대회 원고 등에 대한 통·번역서비스도 확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대전시교육청은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다문화교육 지원과 지역 다문화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동·서부 다문화교육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다문화교육센터 운영 사례는 다문화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2014년에 우수상을, 2015년에 최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그 우수성을 입증한바 있으며, 교육부가 2015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다문화교육지원센터 사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제는 모든 학생에게 다른 문화‧인종 등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에 대한 이해교육이 필요하다”며 “다문화학생과 다문화교육 정책학교 중심의 다문화교육을 넘어, 모든 학생과 모든 학교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문화학생 실태분석을 통한 맞춤형 교육으로 이주배경을 가진 다문화학생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우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월 19일 열린 대덕중학교 귀국학생 특별학급·다문화 예비학교 입급식.
지난 3월 열린 대덕중학교 귀국학생 특별학급·다문화 예비학교 입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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