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기획-충남도 현안진단] ② '30년 표류' 안면도 개발, 차기 도지사 시험대
[6·13 기획-충남도 현안진단] ② '30년 표류' 안면도 개발, 차기 도지사 시험대
  • 최솔 기자
  • 승인 2018.04.17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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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관광지 3지구 조성사업 추진현황.
안면도 관광지 3지구 조성사업 추진현황.

2. 30여 년째 주인 찾지 못한 안면도 개발 사업

[충남일보 최솔 기자] 1조 원대 규모의 충남 태안군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지난 1991년 관광지 지정 후 3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사업이다. 기본계획 수립 시기부터 따진다면 1989년 닻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사업자가 수차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업은 아직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이 사업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안면도를 대규모 종합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9만3032㎡ 부지(91만 평)에 총 1조 474억 원(민간자본 9064억 원)을 투입해 호텔과 콘도, 워터파크,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997년부터 2001년 중순까지는 도가 직접 및 공영 개발 방식으로 추진했지만 실적을 내지 못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투자 협약이 깨졌다. 2006년에는 공모를 통해 인터퍼시픽 컨소시엄(에머슨퍼시픽 60%, 파이썬 30%, 국민은행 10%)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사업자 측 포기로 또다시 무산됐다.

2015년부터는 사업자 선정 방식이 일괄 개발에서 분할 개발로 변경됐다. 일괄 개발에 따른 사업자 리스크 부담을 완화시켜 투자자를 발굴하기 위함이었다. 1지구 테마파크(꽃지공원), 2지구 기업 연수원, 3지구 씨사이드(숙박시설), 4지구 골프장 등 4개 권역으로 나뉘었다.

이 중 사업의 가장 큰 핵심인 3지구는 공모를 거쳐 2016년 롯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롯데는 2020년까지 2107억 원을 들여 3지구 56만3085㎡ 부지에 600실 규모 콘도 등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해 7월 외국인 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도에 본 계약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등 최종 기한인 지난 달 28일까지 계약을 미루다 사업자 자격을 박탈 당했다.

500억 원대 토지 가격을 반 가까이 깎아달라거나 의무 사항인 지구 내 녹지 부분의 기부채납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등 롯데 측의 탈법적인 특혜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는 지역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 제약과 임대료 상승 등 수십년 동안 불이익을 겪어 왔다. 추진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는 코트라와 협력해 이달 중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에서 새 사업자 유치를 위한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대내외 어려운 경제상황은 물론 안희정 전 지사의 궐위로 지방선거 전까진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안면도 개발 과제는 차기 도지사에게로 넘어갔다. 특히 안 전 지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지 않는 등 '강 건너 불 보듯'한 태도가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만큼 이 사업이 다른 도정 현안과 함께 차기 도지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유익환 도의회 의장(자유한국당·태안1)은 "경제 여건 등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오너가 직접 나서면 해결될 수 있다. 그만큼 최고 책임자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도와 주민간 약속이다. 묘안 발굴을 위해 차기 도지사는 물론 집행부와 의회, 도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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